새·SAE는 새 중에서도 특히 철새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는 철새가 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들을 함께 제안한다. 우리가 제안하는 방법과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사람도 철새만이 가진 특별한 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은 ‘진짜’ 철새와 가까워지거나 혹은 잠시 철새가 될 수 있다.
철새가 된다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굉장히 밀접하게 엮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새는 매년 먹이와 보금자리를 찾아 계절에 따라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고. 바람, 해와 별의 위치를 파악해 방향을 찾고 날아간다. 자연과 기상의 모든 요소들은 철새의 이동과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철새가 됨으로써 늘 반복되는 사람의 삶에서 탈주선을 마련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요소(사상, 의식체계, 구조, 시간 등)로부터 잠시 벗어나볼 수 있다. 너무나 인간 중심적인 사회에서 동물이 되어보면서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경계를 허물고, 그 중간 지대에 머물러본다.
새·SAE는 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사이’의 준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파주에 오는 철새들을 보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사이 공간을 느꼈다. 더욱 본격적으로 새가 되어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사이 공간, 즉 틈새를 만들고 전환되는 감각을 느껴보길 바란다.
2023 봄학기 모험유닛 결과물
- 새의 강력한 가슴 근육과 유연한 어깨 근육을 가지는 훈련을 하기 전 지구 반대편으로 힘차게 날아가는 철새의 모습을 상상한다.
- 밴드를 양손에 길게 잡고 옆으로 강하게 늘려주면 어깨 뒤쪽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 밴드를 나뭇가지나 건물의 구조물, 걸이 등에 중간 부분을 걸어 앞에 선 다음, 양손으로 잡고 앞으로 밀어주면 가슴 근육을 강하게 훈련할 수 있다.
- 가슴 근육과 어깨, 등 근육을 한 번에 훈련하려면 밴드를 등 뒤로 보내고 양손에 잡아 날개처럼 만든 뒤 끊임없이 날갯짓을 한다.
- 날갯짓이 힘들면 잠시 멈추어 순풍을 타며 쉬어본다.
- 풍향풍속계를 들고 밖을 나간다.
-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나를 맞서는지 혹은 도와주는지 느껴본다.
-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며 걸으면서 바람을 타보기도 하고 혹은 이겨내보기도 한다.
- 최적의 순풍을 찾아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면서 걸어본다.
- 1만 km 이상의 먼 거리를 도보해야할 때는 원활한 호흡을 위해 풍선을 챙긴다.
-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 들이마신 공기를 풍선속에 불어넣어 저장한다.
- 높은 곳을 올라가거나, 숨이 찰 때에는 저장해놨던 공기를 마시며 호흡을 조절한다.
- 풍선의 공기가 다 빠질 때 즈음엔 위의 행위를 반복해 호흡을 편하게 유지한다.
- 몸이나 머리를 담글 수 있을만한 물가를 찾는다.
- 몸, 혹은 머리를 물에 푹 담근채 이리저리 요란하게 흔든다.
- 온몸을 빠른 속도로 털어 물기를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주변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 수 있다.
- 햇살이 좋은 곳에서 일광욕을 하며 나머지 물기를 증발시킨다.
- 머리카락을 비롯한 털 한가닥 한가닥에 기름을 발라 고르고 윤기나는 상태를 유지한다.
- 주위를 살핀 후 높은 곳이 있는지 확인한다.
- 살펴뒀던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 정상에 오른 후 고개를 숙여 밑을 내려다본다.
- 미간에 거울을 두고 반사되는 양옆뒤 풍경을 바라본다.
- 뒤에서 누가 다가오는지 거울을 통해 감지해본다.
- 가까운 대상을 볼 때는 오른쪽 눈으로, 멀리 있는 포식자를 볼 때는 왼쪽 눈으로 바라본다.
- 눈 앞에 거울을 두고 걸으며 건물을 향해 걸어가다가 유리창에 부딪혀본다.
- 태양의 위치를 확인한다.
- 그림자의 길이를 확인한다.
- 그림자가 짧아지면 봄이, 그림자가 길어지면 가을이 온다는 것을 인식한다.
- 평소와 다른 기온의 변화를 느낀다.
- 여름에 반팔을 입고있을 때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팔에 털이 곤두선다면 가을이 온다는 뜻이다.
- 겨울에 패딩을 입고있을 때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고 피부에 땀이 맺힌다면 봄이 온다는 뜻이다.
- 혹은 더 전문적으로 온도계를 이용해 낮의 최고 기온을 체크한다.
- 봄과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인지한 후엔 비행을 준비해야한다.
- 비행 준비 후 안절부절함을 떨칠 수 없다면(가만히 있을 수 없고, 초조하고. 혹은 크나큰 모험을 앞두고 잠을 설친다면) 아래의 방법을 사용해보자
- 지도와 내비게이션, 스마트폰을 내려둔 채 집밖을 나간다.
- 시간과 태양의 위치를 보고 남쪽과 북쪽을 가늠한다.
- 전혀 알 수 없으면 나침반을 꺼내어 방향을 관측한다.
- 여름이라면 더 시원한 곳을 찾아 무조건 북쪽으로 걸어나간다.
- 앞에 어떤 장애물이 있던 개의치 않고 걸어나간다.
- 겨울이라면 더 따뜻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걸어나간다.
- 밤이 되어 나침반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면 밤하늘에 떠 있는 북극성을 찾는다.
- 북극성의 서쪽에는 북두칠성과 남쪽으로는 카시오페아 별자리가 있다.
- 외로운 감정이 들 땐 노래를 큰소리로 흥얼거린다.
-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나타나면 다가가서 크게 구애의 노래를 부름과 동시에, 뛰어난 가창력으로 다른 존재가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 이 응원의 노래를 통해 상대방은 지친삶에 위로를 받을 수 있다.
- 위험한 지역 혹은 밤길을 이동할 때, 휘파람(혹은 우리가 판매하는 휘슬 호루라기 3,000원)을 부르며 그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도록 한다.
철새가 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새 사람>
모조지에 잉크젯 인쇄
104쪽, 115×165 mm
외부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와의 협업
모조지에 잉크젯 인쇄
104쪽, 115×165 mm
외부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와의 협업
새 사람 법
2채널 영상, 7분 41초, 컬러, 사운드